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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삶을 위한 One step

디지털 디톡스, 인간다움을 향한 여정

by B Diary 2023. 10. 15.

이 글은 사람이 아닌 태블릿 PC가 주문을 받고, ChatGPT가 일을 대신 해주는 세상 속에서 '인간다움'을 향해 몸부림 치는 한 사람의 여정을 기록한 글이다. 어떤 과정들을 통해 점점 내 삶을 더 충만하게 채워갔는지 기록해보겠다. 

 

최근 업데이트일: 2023년 10월 15일

작성 기간: 2023년 1월 16일 ~

 

1. 당근마켓에 TV를 팔았다. (2023년 1월 16일)

(왼쪽) 스탠바이미 처음 사고 너무 좋아서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했던 사진, (오른쪽) 당근마켓에 스탠바이미 판매했던 사진

2021년 8월 30일에 구매하고, 2023년 1월 7일에 판매했다. LG에서 '스탠바이미'를 출시했을 당시 해당 기기는 업계에서 디자인적으로, 실용적으로 센세이셔널했고, 연일 품절 사태로 인해 중고 거래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도 했었다. 이에 구매 욕구를 자극받았던 나는 사전 판매 기간에 어렵게 해당 기기를 구매하는데 성공했고, 약 4개월 반 (131일) 정도 사용했다.

 

이 TV는 정말 디자인적으로 너무 예뻐서 인테리어 용도로도 손색이 없었고, 무엇보다 너무 너무 편했다. 그래서 팔았다. 안그래도 너무 미디어에 절어있는 게 걱정이었는데, 스탠바이미 덕분에 더욱더 쉽게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감상할 수 있었다. 문제였다. 그래서 아쉽지만 더 좋은 주인에게 보내주기로 하고, 작별했다. 

 

그래서 결과는? 실제로 넷플릭스 및 유튜브 청취 시간이 줄기는 했다. 완전히 끊기는 어렵다. (완전히 끊는 것이 목표이지도 않고) 다시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감상하는 불편한 생활로 돌아왔지만, 이 불편함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줄일 수 있을까? 

 

TLDR; 영상 청취 시간이 너무 길어서 고민이라면, TV를 치워보거나 화면의 크기를 줄여보세요! 영상 보는 맛이 떨어져(?) 실제로 효과가 있더라고요! 

 

2. 핸드폰에서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했다. (2023년 4월 23일)

3월 26일 ~ 4월 22일 약 4주 간 핸드폰 스크린타임 기록 스크린샷 이미지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파일을 하나 삭제하는 것이 물건을 파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나는 최근 내 아침/저녁 루틴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았다. 눈만 뜨면, 그리고 눈 감기 전까지 무의미하게 핸드폰을 들고 인스타그램을 켜서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SNS에 시간을 낭비했다. 그래서 큰맘 먹고 내 시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SNS였던 '인스타그램 앱'을 휴대폰에서 과감히 삭제했다.

 

  • 인스타그램으로 내 지인, 심지어 내 인생에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을 것 같은 타인의 삶을 구경한다. 이는 주로 매우 행복한 찰나의 순간과 과장된 이미지들이었는데, 나조차 그런 포스팅만 올리면서도 지금 당장 1~2시간 후 출근 해야 하는 내 삶과 비교하며 살짝 부러워했다. 이 감정은 하루의 시작 또는 마무리에 위험한 감정이었다.
  • 인스타그램에서 출구도 없이 제공하는 타임 킬링용 콘텐츠들을 소비한다. 이것들은 주로 매우 단숨에 소비 가능한 연예인 이야기나 유머 콘텐츠였는데, 아주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
    • 자꾸 이렇게 쉽게 자극 받을 수 있는 콘텐츠에 뇌가 절어서 점점 긴 생각을 요하는 콘텐츠 습득이 어려워졌다. 글은 물론, 이제 10분짜리 동영상도 길게 느껴진다. 
    •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광고에 노출되고, 광고가 아니더라도 소비를 조장하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불필요한 구매 욕구를 일으킨다. 

그래서 결과는? 위 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전체적인 핸드폰 스크린 타임이 줄었다. 일 평균 7시간 12분 핸드폰을 사용하던 시기도 있었다니 나는 정말 핸드폰 중독자임에 틀림없다. 이는 순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던 시간 보다도 훨씬 더 줄어든 결과였는데, 인스타그램을 삭제한 용감한(?)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핸드폰 사용 패턴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해서인 듯하다.

핸드폰을 켜면 습관적으로 아무 이유도 없이 인스타그램 앱을 눌러보곤 했는데, 막상 인스타그램 앱이 없으니 '내가 지금 무엇을 하려고 했더라?'라고 한 번 더 곱씹어보게 했다. 그럼에도 계속 넷플릭스, 유튜브로 시간을 죽이고 있는 패턴이 아쉬운데, 이것도 개선해볼 수 있을까?  

 

TLDR;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하는 행위는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핸드폰 사용 시간을 줄여줬다. 인스타그램앱 없는 내 삶이 불편하고 아쉽지 않다. 잘 살아진다. 아마도 그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오락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3. PC 버전의 웹 북마크 기능을 활용하여 핸드폰의 앱을 최소화했다. (2023년 10월 15일) 

지난 번 인스타그램 앱 삭제는 그 효과가 매우 좋았다고도, 좋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 우선 효과가 좋은 점은, 실제로 시간을 가장 쓸모없게 사용하던 원흉인 인스타그램을 완전히 끊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지난 업데이트 이후 6개월 만에 쓰는 글이므로 꽤 장기간 동안 확신할 수 있는 결과였다. 내 시간을 좀먹는 어떠한 앱을 삭제하는 행위만으로도 그 행동을 어느 정도는 억제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 그럼에도 효과가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전 글에서도 느꼈 듯이 대체할 수 있는 오락거리가 너무 많았다. 세상에는 사용자들을 유혹하는 재밌지만 유해한 오락거리를 만들어 내는 천재들은 너무 너무 많았고, 나는 그들이 설계한대로 인스타그램 삭제로 아낀 시간을 유튜브, 넷플릭스, 쓸데 없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멍하게 쳐다보는데 소모해버렸다. 지난 번 인스타그램으로 발버둥 친 이후 6개월 동안 끊임없이 자극과 흥미를 찾는 내 자신에게서 약간의 실망감, 우울함, 허무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이나 뒤척이다 깨어버린 한 밤 중에는 어김없이 핸드폰으로 손이 갔고, 그저 이 공허한 시간을 죽이기 위해 화면을 켰다. 디지털 세상은 24시간 잠들지 않는다. 그곳은 항상 대낮처럼 밝으며,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너를 재밌게 해줄게!'라고 시끄럽게 외쳐대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퀭하니 좀비처럼 끌려 들어간다. 나는 이곳에서 안심과 불안함을 느꼈다. 

자꾸만 핸드폰에 손이 가던 내가 단순하게 떠올려본 전략은 핸드폰에 손이 가는 이유를 없애는 것이었다. 오늘(2023년 10월 15일) 을 기준으로 총 96개의 앱을 67개로 줄였는데, 주로 쇼핑/메신저/엔터테인먼트/커리어 분야에서 앱들을 삭제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PC로 같은 경험을 대체할 수 있었다. 나의 경험 상 나는 다행히도 PC에서는 모바일보다 더 길게 집중하지 못하곤 했으므로, 우선 이런 식의 앱 제거가 디지털 중독을 끊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랬다. 

 

그래서 결과는? To be continued... 한 달 후에 찾아오겠습니다! (- -)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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