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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by B Diary 2022. 12. 4.

저자: 마크 랜돌프

리드 헤이스팅스와 함께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 초대 CEO, 웹사이트 제작 책임자, 이사회 이사로 활동했다. (출처: 넷플릭스 나무위키)

장르: 자서전

평점: 10/10

독서 기간: 2022년 9월 4~13일

독서 방법: ebook

 

왜 이 책을 읽었을까?

이 책은 트레바리 독서클럽 '창업가들: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의 두 번째 선정 도서였다. 이전에 <슈독>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책도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지난 번 책과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아직 긴 책을 단숨에 읽어내는 독서력은 조금 딸리지만 내가 창업가들의 자서전 유형의 책을 좋아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특히 이번 책의 저자인 마크 랜돌프는 지난 번 슈독의 나이키 창업가와 다르게 '이것 저것 던져보다 대박난 케이스'라는 점에서 용기를 얻었다. '누구나 확신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건 아니구나. 확신이라는 것이 꼭 창업의 필요 조건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 

 

배운 것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vs 아무도 모른다 (아래 제출한 독후감으로 이 섹션을 갈음한다.)

넷플릭스는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떠올리던 순간부터 은퇴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방정식을 끊임없이 몸소 실천한 회사다. “교과서로 공부했어요.”라고 대답하는 수능 만점자처럼 말이다. 오래 동안 기억하고 싶은 넷플릭스의 성공 방정식을 정리했다. 

아이디어를 빠르고 가볍게 실행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갖고 있지만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만이 인생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마크는 그의 아이디어가 성공적 일지 아닐지 판단하고 재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일단 시도했다. 그러면 그 아이디어의 가치를 탁상공론으로 따지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확실한 숫자로 증명해 볼 수 있다. 샴푸 배달에서 현재의 넷플릭스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의 수정이 있었을까?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는 존재하기 어렵고 완벽을 향해 아이디어의 수정이 계속 거듭된다. 이를 위해 아이디어마다 따로따로 실험해보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여 사소한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부여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고 경쟁을 즐기는 훌륭한 인재들을 뽑고, 이후에는 그들을 신뢰하고 방향성만 맞춘다. 직원들은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일하는지는 상관 없이 가장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 일할지 스스로 판단한다. 직무도, 직함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른 회사에 방문했을 때 온탕에 몸을 담그고 회사 욕을 하는 직원들을 보고 웃기다고 말하던 장면부터 회사의 성장을 위해 마크 본인도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장면까지 넷플릭스의 인사 문화가 깃들어 있다. 회사는 프로들이 모인 공간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마음껏 제공하고, 퍼포먼스가 저조할 때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낫다.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 마크가 아침 식탁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 날 비즈니스 활동에 대한 온갖 데이터를 수집하여 하나의 보고서로 작성한 ‘모니터’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는 매일매일 자신의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는 없는지를 정확하게 숫자로 본다. 핵심만 요약된 버전으로 볼 수도 있고, 모든 고객의 회원 정보와 활동 정보까지 상세하게 볼 수도 있다. 데이터는 문제 발견, 다양한 실험 및 아이디어 검증으로 이어진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수십 명 데리고 있어도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회사가 태반인데, 오프라인으로 DVD를 배송하던 시절부터 이렇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렸으니 이런 회사는 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비전이 있다. 비전이 있는 회사는 그 비전을 실현하기까지의 수단과 방법은 모두 과정이라는 것을 안다. 넷플릭스의 진짜 목표는 하루 만에 배송되는 DVD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이는 넷플릭스가 우체국을 통해 DVD를 발송하던 시점부터 2022년 오늘날까지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비전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모든 ‘최신’ 제품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변치 않는 ‘비전’이 있다면, 회사는 시대의 흐름과 상관 없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전이 2000년부터 ‘영화 추천 시스템’을 만들도록 한다.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현재에도 매우 유명하다. 아마존의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차용할 수도 있었지만,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고객에게 정확하게 어필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 비전은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위기 상황들, 캐나다 원칙, 정리해고 등 모든 결정의 북극성이 되어주었다.

 

좋았던 구절 

내 꿈을 이해하면서 어마어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나중에 이런 사람을 만나고, 알아보고,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기를

 

유용하고 완벽한 구상이 한순간에 문득 생각난 것은 아니었다. 형편없는 사업 1000가지를 생각하다가 좋은 구상 하나를 얻는 게 진실이다. 그리고 때때로 나쁜 구상과 좋은 구상을 구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게 성공할 수 있는 사업 구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아직 일렀지만, 어쨌든 일단 시도해보는 게 최선이었다. 

누구든 꿈을 현실로 바꾸려면 그냥 시작해야 한다. 그게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단계다. 우리 구상이 좋은지 아닌지 알아낼 유일한 방법은 그냥 해보는 것이다. 뭔가 평생 생각하고 있기보다 1시간이라도 해보는 게 훨씬 배우는 게 많다.

샤워를 할 때면 모두가 뭔가 기발한 생각을 떠올린다. 하지만 욕실에서 나와 수건으로 몸을 닦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라는 주제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좋다, 나쁘다를 고민하고 판단할 시간에 일단 그냥 해보는 것. 이책에서 내가 일상의 실천으로 가져가야 하는 딱 한 가지를 고른다면 이것이 아닐까.

 

건강한 스타트업 문화는 스타트업 설립자들의 가치관과 선택에서 나온다고 굳게 믿는다. 신중하게 작성한 기업의 사명 선언이나 위원회 회의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스타트업 문화는 설립자가 어떤 사람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명령 체계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회사, 누구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회사, 복장 규정이나 회의 시간을 지키는 일보다 헌신과 창의력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일할 회사를 선택할 때 돈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규모가 작다는 게 그들에게는 단점이 아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각자 원하는 지역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주로 두 가지 질문을 하면서 결정한다.
1) 함께 일할 윗사람을 존경할 수 있는가?
2) 흥미로운 과제를 맡아서 처리할 수 있는가?

그래서 나는 건강하고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조직에 맞는 사람을 채용했다면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조차 말할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그냥 무엇을 이루어내면 좋을지, 그게 왜 중요한지만 분명하게 말하면 된다. 똑똑하고 능력 있고 믿을 만한 사람을 채용했다면 그들 스스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아내고, 그 일을 시작해서 해낼 것이다.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문제까지 찾아내 스스로 해결할 것이다. 

책임감 있게 결정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진 사람들은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때 가장 좋아한다. 그들은 신뢰받을 때 좋아한다. 

내가 열광하는, 넷플릭스의 Freedom & Responsibility 문화와 일맥상통하는 부분. 회사를 거의 10군데를 다녔는데 정말 이 문화를 실천하는 곳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런 문화를 몸소 실천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비현실적인 것이어서 그럴까? 나는 이런 문화를 가진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