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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슈독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by B Diary 2022. 8. 14.

저자: 필 나이트

미국 오리건 대학교에서 운동 선수와 코치로 만난 필 나이트(Phil Knight)와 빌 바우어만(Bill Bowerman)은 미국의 운동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독일을 견제하고 기록 향상을 위한 고성능 신발을 만들기 위해 1964년 블루 리본 스포츠 (Blue Ribbon Sports, BRS)를 설립하였다. (출처: 나이키 나무위키)

장르: 자서전

평점: 10/10

독서 기간: 2022년 8월 3~9일

독서 방법: 종이책

 

왜 이 책을 읽었을까?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를 읽은 이후 도출한 Action item 7번에 따라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는 모임 트레바리에 참가 신청했다. 내가 신청한 독서 클럽 이름은 '창업가들: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항상 창업에 관심이 많으니까! 그리고 분명 나와 같이 이 클럽에 신청한 사람들은 모두 창업에 관심이 많을 것이고, 자연스레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대거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8월 19일에 첫 모임이 있는데, 첫 모임을 위한 책이 바로 이 책 <슈독>이었다. 예전에 대학원에서 만난 선배 J도 이 책을 추천해 주셔서 이미 책은 구매한 터였지만 두께가 꽤 되기 때문에 앞 장만 몇 번 읽다가 끝까지 못 읽고 있었다. 마침 이번 도서가 이 책으로 선정이 되어 반강제로 읽게 되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었어?
완전 취향 저격

 

내가 왜 이 책을 이제야 읽었을까. 위대한 기업을 창업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강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 미래의 내가 다시 또 읽어도 좋을 책. 책을 읽는 내내 나도 함께 나이키 초창기 멤버가 되어 마음으로 함께 울기도 웃기도 하며 여정을 떠난 기분이었다. 

 

배운 것

창업가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산 세 가지 (아래 제출한 독후감으로 이 섹션을 갈음한다.)

전 세계에 아마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정도로 대단히 성공한 사업도 신발을 떼다가 창고에서 파는 것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창업가에게는 세 가지 자산이 있었기 때문에, 신발 장사가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첫째, 창업가에게는 자기 것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누가 등 떠밀어서,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혹은 남들이 다 하니까 사업하면 안 된다. 어쨌든 시작은 창업가의 진심에서부터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부적인 것이 변화할 때 이 변화에 쉽게 흔들리게 된다. 이런 성향은 노력으로 키울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이 성향의 사람들은 애초부터 ‘반항' 기질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질서와 규칙, 편견, 관습에 지루함과 따분함을 느끼고 이걸 변형하거나 깨부수고 싶어 한다. 재밌게도 안정적인 것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이 사람들은 남들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 누가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면,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반문한다. 

둘째, 창업가에게는 그에게 충성할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나이키 초창기 직원들은 단순 직원 그 이상이다. 갑작스러운 근무지 이전, 한계 없는 업무 범위와 역할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물론, 때로는 모아둔 돈을 내놓기도 하고 창업가보다 더 열정적으로 회사를 대변하고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마치 그들은 창업가의 분신과도 같다. 이런 조직원의 유무와 크기가 위대한 기업과 아닌 것의 차이를 가르는 핵심이다. 특히 초반에 얼마나 많이, 빠르게 이런 사람들로 조직을 채우는지가 기업의 성공 여부와 속도를 좌우하는 것 같다. 창업가 본인은 반동분자 성격을 갖춰야 하지만, 창업가 주변에는 이 창업가의 열렬한 팬이 가득해야 한다는 점이 참 묘하고 재밌다. 

마지막 자산은 원칙이다. 원칙이 있어야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위기가 없을 수 없다. 그렇지만 대처에 따라 위기가 곧 기회가 된다는 것은 이미 인류의 수많은 이야기가 증명해줬다. 위기가 없으면 모두가 성공한다. 그럼 그것이 성공일까? 위기는 나와 남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때 그 차이를 가르는 것이 원칙의 유무이다. 위기 순간을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유혹이 있다. 하지만 원칙이 있는 사람은 단순히 쉬운 해결책을 택하기보다는 소신을 가지고 원칙을 고수한다. 모두가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고 변절할 때 원칙을 지킨 사람의 정체성은 더욱 뚜렷해지고 고유해진다. 여기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탄생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자기 확신의 근원은 원칙에서 나오고, 이는 곧 여기에 공감하는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의 원천이기 된다.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창업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좋았던 구절 

이 너무 많다.. 휴. 살다가 지칠 때 찾아와서 다시 여러 번 읽어야지. 

어떤 이는 사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이 피를 만드는 데만 있지 않듯, 사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데만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몸은 피를 요구한다. 인간의 몸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고, 이들을 제때 적절한 곳으로 순조롭게 재분배하기를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몸이 매일 하는 일이라고 해서 이를 인간이 지닌 사명이라고 볼 순 없다. 이는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인간은 항상 생명체의 기본적인 과정을 초월하려고 한다. 나는 승리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 단지 패배하지 않는다 혹은 생존한다는 원래의 정의를 뛰어넘어 그 의미를 확장하려고 했다. 원래의 정의는 나 자신과 나이키를 유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이 그랬듯, 우리도 창의성을 발휘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고, 이런 포부를 크게 외치고 싶었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만들고 개선하고, 고객들이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전달하고, 이일을 열정을 가지고 효율적이고도 민첩하게 전개할 때, 당신은 원대한 인간 드라마를 완성하게 된다. 이때 당신은 그냥 단순히 살아간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더욱 알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사업이라면, 나를 사업가라고 불러주기 바란다. 아마도 이런 사업은 내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리고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 흔히 갖는 실존적 고뇌, 미래에 대한 두려움, 자신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미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믿었다. 미친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어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책, 스포츠, 민주주의, 자유기업)은 미친 사람들의 생각과 함께 시작됐다.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자. 그 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가이드북을 읽어보니 미켈란젤로는 명작을 그리는 동안 빈곤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의 등과 목에 통증이 심했고, 그의 머리와 눈으로 물감이 쉬지 않고 떨어졌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림 그리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 미치겠다고 말했다. 미켈란젤로조차 자기 일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할까?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괴감이 들 때 읽고 싶어서 발췌해 왔다. 미켈란젤로조차 자기 일을 엄청 사랑해서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인류 최고의 걸작을 완성해냈다.

 

블루 리본이 파산하면, 나도 파산해 한 푼도 없는 거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음 사업에 써먹을 아주 소중한 지혜를 얻을 것이다. 지혜는 무형의 자산이지만, 그래도 사업에 따르는 위험을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자산이다. 블루 리본에서 얻은 경험은 앞으로 인생의 또 다른 위험에서 보다 더 확실한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만약 실패할 운명이라면 가급적 빨리 실패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게 아주 싫다고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의 것을 만들고 싶고, 내가 그것을 만들어낸 데 보람을 느끼고 싶고, 그렇게 해야만 내 인생이 의미 있게 느껴질 것 같다고 했다.

 

내 머릿속에는 우리가 밤새도록 앉아서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그 시절, 우리는 서로 번갈아가면서 블루 리본의 현황,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토론했다. 그날 밤 단 하루만이라도 우리가 했던 말을 녹음기에 담았더라면 소중한 기록이 됐을 텐데…

힘들고 지치는 과정 조차 소중한 시간의 일부분임을 항상 인지하고, 이에 대한 기록도 게을리 하지 말자.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 아이디어, 브랜드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작년에 매출 2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실적에 오니쓰카가 기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창의성을 발휘하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이뤄진 성과입니다. 나는 오늘 일을 위기가 아니라 해방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을 우리가 독립하는 날로 생각합시다.

 

당신은 우리 사람입니다. 우리 사람. 그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우리는 비상식적인 기업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일을 신나게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하는 일에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골리앗을 잡으려고 한다. 우리는 브랜드뿐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려고 한다. 우리는 복종, 진부함, 단조로움을 거부한다. 우리는 제품뿐 아니라 아이디어, 즉 정신을 팔려고 한다. 

 

언젠가 프리폰테인은 ‘누군가 나를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피와 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한 적 있다. (...) 나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가 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은행, 채권자, 경쟁 기업이 나를 파산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맹세코 그들이 그렇게 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피와 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

 

간만에 내 취향을 저격한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책을 그냥 읽으면 안 되는구나. 좋은 책을 잘 찾아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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