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by B Diary 2023. 10. 8.

원제: Don’t Make Me Think : A Common Sense Approach to Web Usability

저자: 스티브 크룩

https://sensible.com/ (구 www.stevekrug.com)

 

Steve Krug | Usability, mostly.

 Don’t Make Me Think… …is in its 3rd edition, with over 700,000 copies sold in 15 languages. And people are still saying the same nice things they always have, like these recent tweets and Amazon reviews: “Hands down, still the best introduction t

sensible.com

역자: 이미령* 

가치 있는 콘텐츠를 우리말로 공유하려고 자원봉사로 시작한 일이 번역가의 길로 이어졌다. 모든 일을 재미있게 하는 비결은 아이 같은 호기심을 잃지 않는 데 있다고 믿으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컴퓨터 간의 연결 분야에 관심이 많다. (출처: yes 24)

* 이 책의 재미 중 하나는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날개 부분에 '역자'가 달아 놓은 상세한 각주와 해석들을 읽는 것이었기 때문에, 역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기록을 남겨두고 싶었다. 

 

장르: IT/모바일
평점: 9/10
독서 기간: 2023년 9월 11일 ~ 9월 15일 (2회독)
독서 방법: 종이책*, ebook

*ebook 내용이 좋아서 미국 아마존을 통해 종이책 원서로도 구매

 

왜 이 책을 읽었을까?

최근 M사에서 C사로 이직을 앞두고 한 달 정도 입사 전 transition 기간을 가졌는데, C사에서 새 매니저가 되실 분이 1) 최대한 푹 쉬되, 시간이 남으면 2)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셔서 바로 주문하여 읽어보았다. 비슷하게 현재 M사를 입사할 때에도 매니저가 추천해 준 책이 있었는데, 두 권 모두 PM으로서 현업을 하는데 대단히 도움이 되는 책들이었다. 물론 이미 IT 업계에서 10년 가까이 기획/PM 업무를 해오고 있는 나는 '모르는 것이 문제일' 기본적인 내용들이 한가득이지만, 그만큼 바쁜 일과를 하다 보면 잊기 쉬운, 때로는 눈 감고 잊고 싶은, 그런 기본기와 원칙들을, 채찍질 하는 마음으로 마음에 새기듯 문장들을 읽어냈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이 책은 2000년에 처음 초판이 인쇄된 이래 현재 전세계 15개 언어 이상 번역이 되고, 3판까지 70만 부 이상 인쇄 된 베스트 셀러이다. 초판 시절보다 IT 세상의 중심이 웹에서 모바일로 옮겨갔기 때문에 내가 읽은 3판 개정판 버전이 출간되었다. 재밌었던 부분은 저자가 3판 개정본을 내면서 초판에서 업데이트 할 내용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말인 즉슨 그가 정리한 사용성 원칙들은 시대를 불문하고, 또한 IT라는 장르를 불문하고, 기본적인 사람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 원칙들이기 때문에 웹과 앱이라는 매체의 변화는 핵심이 아닌 것이다. 이런 점이 서론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더욱 책의 콘텐츠에 대해 신뢰감이 들었다. 또한 저자 본인이 이 책을 집필한 방식도 본인의 사용성 원칙을 잘 따르고 있으므로 (올바른 제목, 편리한 네비게이션, 명확한 내용 구성 등), 역시 저자의 내공이 상당함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 반면, '글쓰기 기술'에 대해 서술한 책임에도 읽기 힘든 책을 마주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배운 것

'사용성 개선'에 대한 내용을 공유할 때에는, 보고서보다는 실시간 프리젠테이션이 효과적이다.

내가 발견한 내용을 자세히 기술한 ‘거창한 보고서’를 작성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보고서가 투입한 시간이나 노력만큼의 가치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나에게 궁금한 부분을 묻고 자신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들려줄 수 있는 실시간 프레젠테이션이 더 효과적이었다. 

 

사용성 평가는 한 달에 한 번 오전 시간 동안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오전 시간을 할애하면 사용자 3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점심시간에 브리핑할 수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브리핑을 마칠 즈음에는 다음 평가 진행 전에 고칠 부분을 결정한다. 거기까지 하면 그달 치 평가가 마무리된다. 왜 한 달에 한 번, 오전 시간으로 하는가? 한나절 동안 찾은 내용만으로도 한 달 작업량을 채우고 남는다.

 

제약과 트레이드오프를 잘 다루는 것이 관건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종류의 디자인에서든 제약과 트레이드오프를 다루는 관건이라는 말이 있다. 제약이란 여러분이 해야만 하는 일과 없는 일을 가리키고 트레이드오프란 제약 때문에 이상을 버리고 선택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가리킨다. 

 

좋았던 구절

이 책 목차의 소제목들과 그에 달린 각주들이 다른 유명인의 말, 노래, 문학 작품에서 많이 차용해와서 만든 점이 참 인상 깊었다. 하지만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좀 더 한국적으로 딱! 들어맞는 예시들을 봤으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하나의 예시로 제 8장의 소제목을 들어보겠다.

8장. 농부와 카우보이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사용성에 대한 토론이 시간만 낭비하고 끝나는 이유와 방지 대책

"쟁기질을 좋아하는 이도 있고, 소몰이를 좋아하는 이도 있지. 이 둘이 친구가 되지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네!"
-영화 '오클라호마', 오스카 해머스테인 2세

이것은 아주 사소한 아쉬움이고, 책을 읽는 내내 중요하고 유용한 원칙들을 재밌게 되새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